일상

교황, 취임후 첫 시성…이탈리아 순교자·남미 수녀

"/" 2013. 5. 13. 17:55

교황, 취임후 첫 시성…이탈리아 순교자·남미 수녀

'이슬람 개종 저항' 집단순교자 등 800여명…'낙태반대'도 첫 공개표명

(바티칸시티 AP·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슬람교로의 개종을 거부한 이탈리아 순교자 등을 12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시성(諡聖·성인으로 추대)했다.

이날 바티칸에서는 15세기 이탈리아 '오트란토의 순교자들'과 남미 태생 수녀 2명에 대한 시성식 미사가 거행됐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들의 시성을 결정했지만, 공식적으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성한 첫 성인이 된다.

오트란토의 순교자들은 오스만제국이 1480년 이탈리아 남동부 오트란토를 침공했을 때 이슬람교로의 개종을 거부하다 처형된 시민 813명이다.

이 가운데 지도자격으로 처음 참수된 구두수선공 안토니오 프리말도 외에 다른 동료 순교자들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트란토의 순교자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신께서 여전히 폭력으로 고통받는 많은 그리스도인을 지탱해 주시고 신앙을 지키며 악에 선으로 맞설 용기를 주시길 요청하자"고 말했다.

남미 출신의 첫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콜롬비아와 멕시코 출신 수녀 2명도 시성했다.

원주민들의 교사로 일하며 그들의 '영적인 어머니'로 불린 라우라 몬토야(1874∼1949) 수녀는 콜롬비아 태생으로는 처음으로 성인의 품위에 올랐다. 그녀가 설립한 수녀회는 현재 21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멕시코의 마리아 과달루페 가르시아 사발라 수녀(1878∼1963)는 멕시코 정부가 가톨릭 교회를 탄압한 1920년대에 박해받는 신자들을 돕고 병자를 돌보는 등의 활동을 했다.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는 6만여 명의 관중이 모여 시성식을 지켜봤다.

특히 콜롬비아와 멕시코에서 수백 명이 직접 찾아왔고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도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낙태에 대한 확고한 반대 입장도 처음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로마에서 약 3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낙태반대 시위에 지지를 표시하며 "배아(embryo)를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모든 인간을 그 존재의 첫 순간에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