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면형의집 경당 축성식

"/" 2013. 5. 16. 21:43

'강정주민, 형제교우들에 구원의 샘터'
서홍동 면형의집 경당 축성식, 강우일 주교 신자 등 참가

   
15일 서홍동 면형의 집에서 열린 경당 축성식 기념행사.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주교 강우일)는 15일 오전 서귀포시 서홍동 204번지 면형의 집 피정지에서 경당 축성식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우일 주교를 비롯한 제주교구 성직자, 수도자, 신도 300여명이 참가해 경당 신축을 기념하는 미사를 개최하고, 축하행사를 가졌다.  

   
면형의 집  신축 경당.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운영하는 면형의 집은 제주지역 천주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지니고 있다. 1899년 제주시에 중앙성당이 처음 건립된 이후 1900년 김원형 신부가 호근동에 하논본당을 건립했으나 이듬해 신축교안(이재수의 난)에 휩싸여 천주교가 와해 위기에 처해졌다.

이어 1902년 하논 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다케 신부가 이곳에 홍보본당을 건립하며 교회와 신자들을 재건하고, 1910년대에는 대정과 성산에도 전교에 나서며 오랜기간 산남지역 선교의 중심지 역할을 맡아 왔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 국내 유일 신학교인 서울 대신학교가 전쟁의 참화로 휴교하게 되자 1개월 정도 피난처에서 신학교 역할을 대체하며 사제들을 양성했던 유서 깊은 장소다. 

   
많은 성직자와 신도들이 쇄도하면서 야외에서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강우일 주교는 미사집전을 통해 서홍동 204번지 면형의집이 지닌 역사적 의미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강 주교는 “이곳은 몇 년째 강정 해군기지 건설로 고통을 받고 있는 주민들의 아픔을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현장”이라며 “정부는 최근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24시간 체제운영으로 대집행을 통해 주민과 활동가들의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강우일 주교.

강 주교는 “해군과 경찰 책임자들은 그동안 여러 번 바뀌었으나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 주민과 활동가, 천주교 신자들은 계속 현장에 나서면서 심신이 모두 소진된 상태에서 너무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강 주교는 “1900년대 초 천주교 탄압 등으로 와해위기에 처하면서도 주민의 은총으로 재건의 기틀을 마련한 이곳이 무한경쟁의 힘든 시기를 살고 있는 형제와 교우, 강정주민들에게 영적 생명력을 공급하는  구원의 샘터 역할을 맡게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