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스크랩] 2012. 9. 14 금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십자가>

"/" 2012. 9. 14. 18:36

 

 

2012년 9월 14일 금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3-17

그때에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셨다.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15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16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17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            Jn 3:13-17

 

Jesus said to Nicodemus:
"No one has gone up to heaven
except the one who has come down from heaven, the Son of Man.
And just as Moses lifted up the serpent in the desert,
so must the Son of Man be lifted up,
so that everyone who believes in him may have eternal life."

For God so loved the world that he gave his only Son,
so that everyone who believes in him might not perish
but might have eternal life.
For God did not send his Son into the world to condemn the world,
but that the world might be saved through him.

 

십자가

 

'십자가'는 로마제국의 사형 도구이기 때문에
원래는 고통, 죽음, 절망을 상징했는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심으로써
사랑, 구원, 생명, 희망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믿음 없는 사람들은 십자고상을 볼 때,
옛날에 십자가형으로 사형당한 죄수의 시체만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믿는 사람들은
십자고상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우리의 구원과 영원한 생명과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보게 됩니다.

9월 14일의 복음 말씀은,
십자가가 왜 사랑, 구원, 생명, 희망의 상징이 되는지를 설명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십자가에 대한 요한복음서 저자의 신학적 해석일 것입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3,14-15)."

이 말은, 예수님의 십자가는 민수기 21장의 구리뱀처럼
사람을 살리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민수기의 구리뱀 사건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미리 '예시'한 사건이라는 해석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들어 올려지다.' 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사건을 가리키기도 하고,
'승천하셔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으신 일'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영도자와 구원자로 삼아
당신의 오른쪽에 들어 올리시어,
이스라엘이 회개하고 죄를 용서받게 하셨습니다(사도 5,31)."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구원과 생명을 주실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으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같은 권한과 권능을 가지신 분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구원과 생명을 주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들어 올려진 일은
하느님의 오른쪽으로 들어 올려진 일을 '상징'하는 일,
또는 '예시'하는 일이 됩니다.

(매일미사책의 '오늘의 묵상'에서
'들어 올린다.'는 말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다.' 라는 뜻 외에
'부활한다.' 라는 의미도 들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설명입니다.
'부활'이 아니라 '승천'입니다.

'들어 올린다.' 라는 그리스어 단어는
원래는 '명예를 드높인다.' 라는 뜻의 단어입니다.
'부활'을 뜻하는 말로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다시 일으키다.'입니다.)

지금까지 한 말을 다시 정리하면,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예수님의 모습은
믿음 없는 사람들에게는 사형당한 죄수의 모습일 뿐이지만
믿는 사람들에게는 승천하셔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으시고
사람들을 구원하는 영도자이며 구원자이신 분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우리에게 사랑, 구원, 생명, 희망의 상징이 됩니다.
그런데 십자가는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그치는 상징물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야 할 삶입니다.

물론 우리도 예수님처럼 실제로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
예수님께서 가신 십자가의 길을 뒤따른다는 각오로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신앙인이 자기 몸에 십자성호를 긋는 것은
십자가가 주는 구원과 생명을 믿는다는 신앙고백이기도 하고,
십자가의 은총으로 자기 자신도 거룩해지기를 바란다는 뜻이기도 하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뒤따르겠다는 다짐의 뜻이기도 합니다.

성전 건물의 십자가는
'이곳은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구원과 생명을 주시는 곳이다.'
라는 것을 알리는 표시이면서
동시에 '이곳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뒤따르는 사람들의 집이다.'
라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성당이든 예배당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십자가를 보면서 구원과 생명을 생각하지 못하고,
정치권력과 결탁한 타락한 종교를 연상한다면,
또는 다른 종교에 대해 몹시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광신도를 연상한다면,
또는 돈이 많은 어떤 특수 집단을 연상한다면,
그건 일차적으로 신앙인들 자신들의 탓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통, 죽음, 절망의 상징이었던 십자가를
사랑, 구원, 희망, 생명의 상징으로 바꿔 놓으셨는데,
그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다시
부패, 타락, 세속화의 상징으로 바꿔 놓는다면,
그것은 십자가를 모독하는 죄를 짓는 일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출처 : 평화의 사도들
글쓴이 : 데이지 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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