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스크랩] 기쁨, 동시에 아픔

"/" 2013. 8. 15. 15:13



성모 승천 대축일

 

 

      기쁨, 동시에 아픔/류해욱 요셉 신부님 
      오늘 우리는 조국이 광복된 날을 경축하면서 동시에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대축일인 성모 승천을 기립니다. 
      우리는 오늘을 참되게 기리기 위해 성모님이 누구이신 지를 
      다시 한번 새롭게 인식하며 우리의 신앙의 길에서 
      그분의 전구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 신앙인들에게 마리아가 지니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의미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그분이 바로 우리 신앙의 모범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머니를 기리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핵심은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신앙의 모범을 보여 주시고, 
      참으로 신앙이 무엇이지를 몸으로 보여 주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사의 전갈을 받고 하느님의 위대한 뜻과 계획을 알게 된 마리아는
       ‘순종하는 마음’으로 믿음을 지니고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맡겨 드림으로서  ‘주님의 어머니’가 되신 것입니다.
      마리아의 이 맡김, ‘피앗’ (이루어지이다)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의 구원을 위해서 이루시려는 신비, 
      곧 강생의 신비가 이루어지는데 결정적인 것이었습니다. 
      마리아가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고백했을 때 하느님이 인간이 되셔서 
      이 세상에 오시는 강생의 신비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주님이신 아기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그녀는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하고 마리아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하는 그 말은 사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폴 틸리히라는 신학자는  
      ‘믿음이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용기’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그분이 하시는 일을 이해할 수 없음을 겸손하게 인정하면서, 
      그분의 말씀에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복되다’는 의미는 단순히 기쁨과 평화 안에 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의인 시므온은 구세주를 자기의 눈으로 뵈옵는 기쁨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마리아가 겪어야 하는 신앙의 시련을 예고해 줍니다. 
      즉, ‘많은 사람들의 반대 받는 표적’이 될 것이라고 들려주는 그 말은 
      마리아께서 겪으셔야 하는 고통을 앞서서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또 하나의 마리아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신앙인으로서 길에 대한 예고이기도 한 것입니다. 
      마리아께서 당신이 다 헤아릴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단지 하느님에 대한 신뢰 안에서 받아들이면서 
      매일의 삶을 믿음 안에서 사셨던 것이고 
      때로는 불빛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길, 
      곧 신앙의 여정을 묵묵히 걸어가셨던 것입니다. 
      마리아의 복되면서도 고통스러웠던 신앙의 여정은 마침내 
      십자가 아래에서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지켜보아야 하는 시므온의 예언대로 
      예리한 칼에 찔리는 듯이 아픈 마음을 그분께 드려야 했던 것입니다. 
      십자가가 죽음으로 끝장이 난 것이 아니라 부활의 영광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문이 되었던 것처럼 마리아가 겪어야 했던 그 신앙의 여정은 
      아드님의 영광에 참여하는 것으로 완성되게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지내는 축제 바로 성모 마리아의 승천인 것입니다. 
      마리아께서 영육이 결합된 그대로 하늘로 올라갔다는 믿음은 
      오랫동안 교회의 역사 안에서 두루 퍼져 있었습니다.
      전례 적으로 가장 오래된 마리아 축일은 순교자들의 
      천상 탄일과 상응한 마리아의 기념 (memoria Mariae)이었습니다. 
      이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이자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이 
      이승의 삶을 하직하고 천상에 드셨음을 경축하는 축일이었습니다. 
      8세기의 다마스코의 요한이라는 분이 이 축일을 기념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주었습니다. 
      후에 이 축제는 예수 성탄 축일 전례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마리아의 육신이 하늘로 옮겨졌다는 가르침이 
      하나의 교의로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었지만 
      그 믿음이 계속해서 교회 안에 전해져 왔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비교적 최근세인 1950년 8월 15일 교황 비오 12세께서
       ‘지상의 생애가 끝나자 죄에 물들지 않은 하느님의 어머니요 
      항상 처녀인 마리아는 영혼이 육신과 함께 항상 영광 속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성모 승천을 하나의 믿을 교리로서 선포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지내며 
      신앙인의 길을 묵묵히 걸으심으로서 천상 영광에 들었던 
      어머니 마리아를 생각하며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이 신앙의 여정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어머니의 도우심을 청하며 용기를 지니고 걸어갑시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의 기도 시 한 토막을 나누며 강론을 마칩니다. 
        한밤중에 환한 빛무리가 
        방안에 내리고 
        조용하고 다정한 속삭임이 
        지친 내 영혼을 깨웁니다. 
        아들아! 
        슬퍼하지 말아라. 
        내 사랑으로 너의 상처 쓰다듬어 주리니. 
        삶이란 슬픔과 고통, 시련이 클수록 더 진실에 가까워지는 것 
        너의 시련을 통해 진심으로 남을 사랑할 수 있는 
        뜨거운 가슴을 주리라. 
       
     

 

 

출처 : 일어나 아버지께
글쓴이 : blue Sky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