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은 생명입니다.”
제18회 한일주교교류모임, 11월 13~15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려
▲ 11월 13일(화) 제18회 한일주교교류모임 개회식
2012년 11월 13일(화)~15일(목), 경주 현대호텔에서 제18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이 열렸다. ‘탈핵’을 주제로 한 이번 모임에는 한국 측에서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을 비롯하여 23명, 일본 측에서 주교회의 의장 이케나가 준 대주교(오사카 대교구장), 오카다 다케오 대주교(도쿄 대교구장) 등 18명이 참석하였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 사고,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이어 작년 3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로 전 세계에 원자력의 위험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아직도 원전 사고로 인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으며, 최근 한국에서도 영광과 고리 원전의 잦은 고장으로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일 양국 주교들은 가톨릭교회의 탈핵 운동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날인 13일(화), ‘한국의 원전 폐지를 위한 활동-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발표한 동해안탈핵천주교연대의 박홍표 신부(원주교구)는 현재 추진 중인 삼척 원자력발전소 입지 현황과 1982년부터 시작된 삼척 시민의 반핵 활동을 소개하였다. 박홍표 신부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2010년 세계 평화의 날 메시지 “평화를 이루려면 환경을 보호하십시오”를 인용하면서 주민들이 깨끗하고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살고 싶다는 주민들의 호소와 함께 ‘탈핵은 정치가 아니라 생명’임을 강조하였다.
▲ ‘한국의 원전 폐지를 위한 활동-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발표하는
동해안탈핵천주교연대의 박홍표 신부
▲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대처 상황’에 대해 발표하는 고다 가즈오 주교
이어 고다 가즈오 주교(일본 카리타스 담당주교, 도쿄 대교구 보좌주교)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대처 상황’에 대해 발표하였다. 고다 주교는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경과와 주민들의 피난 상황, 일본 가톨릭교회의 구호 활동과 피해자 지원 센터의 운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였다. 특히 사고 직후 가톨릭의 빠른 대처가 다른 그리스도교 종단을 비롯한 이웃 종단의 지원 활동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였다. 고다 주교는 피해자 지원 활동을 통해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하는 동시에 그 속에서 희망과 사랑의 빛을 발견하는 체험을 했다고 말했다.
둘째 날 14일(수) 오전에는 원자력 발전소의 문제점과 가톨릭교회의 탈핵 운동 방향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 김혜정 위원장과 일본 난잔대학교 사회윤리연구소 마이클 시겔 신부의 강의가 있었다.
김혜정 위원장은 ‘한국 원전의 문제점과 현황, 탈핵 운동의 방향’을 주제로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국과 전 세계의 원자력 산업 현황을 설명하였다. 김혜정 위원장은 한국 원전의 안전 문제와 관련하여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과 함께 고리, 월성 원전 등 동해안의 원전이 활성 단층 위에 건설되었다는 점과 원전 반경 30㎞ 지역이 세계 다른 원전에 비해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다는 점, 주민들의 동의 없는 무리한 공사 강행 등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지속가능한 에너지법 제정 추진을 비롯한 시민 참여형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과 절전 등 한국의 탈핵 운동을 소개하면서 일본과 한국이 탈핵 운동 및 핵에너지 정책 전환을 통해 아시아 지역이 연대해야 한다고 하였다.
▲ ‘한국 원전의 문제점과 현황, 탈핵 운동의 방향’에 대해 강의하는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 김혜정 위원장
▲ ‘원전의 신학적 고찰’을 주제로 강의하는 일본 난잔대학교 사회윤리연구소 마이클 시겔 신부
마이클 시겔 신부는 ‘원전의 신학적 고찰’을 주제로 교황청은 원자력 발전에 관해서 확실한 입장을 나타낸 적이 없지만 핵의 군사적 사용에 관해서는 강하게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하였다. 시겔 신부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의 위험성, 핵무기, 방사성폐기물 처리 등으로 원전의 윤리성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시겔 신부는 ‘지역생산 지역소비를 기반으로 한 순환형 경제 사회를 위해 풍력, 태양광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 우선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날 오후 한일 양국 주교들은 월성 원전을 방문, 2개의 조로 나누어 월성 3호기와 신월성 2호기를 견학하였다.
▲월성 원전을 방문하는 한일 양국 주교들
이어 오후 4시 30분 양남 성당에서 조환길 대주교의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였다. 조환길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한국의 원자력 발전에 대해 경제‧ 산업 발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해도 앞으로 재생에너지 개발과 자원 절약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원자력의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생활 습관에 대해 반성할 것을 요구하였다. 조환길 대주교는 탈핵, 탈원전을 통해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사는 것은 가톨릭교회와 우리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진다고 강조하였다.
▲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에서 “탈핵, 탈원전을 위해서는 편리함과 화려함을 쫓아가지 말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선택해야 한다”고 하였다.
마지막 날인 15일(금) 오전 양국 주교들은 그룹 토의에 이어 전체 회의를 하였다. 한국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와 일본 주교회의 의장 이케나가 준 대주교는 2014년 한일주교교류모임 20주년을 앞두고 주교들이 양국의 신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의미 있는 모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제19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은 2013년 11월 12~14일,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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